편지

Over The Rainbow

이 유진 2009. 9. 14. 09:18

 

 

 

OVER THE RAINBOW (Eva Cassidy)

무지개를 건너 저 높은 곳 어딘가에
어느 자장가에서 들었던 곳이 있습니다

무지개를 건너 그 어딘가에,
하늘은 푸르고
우리가 감히 바라는 꿈들이
정말 그대로 이루어 지는 곳이 있습니다

하늘의 별에게 기원한다면, 언젠가
전 그곳에서 잠이 깨일 겁니다
구름을 뒤로 멀리 보내고,
근심 걱정이 알사탕처럼 녹아버린,
굴뚝 꼭대기보다 훨씬 높은,
그곳에 저는 있을 겁니다

무지개를 건너 그 어딘가는
파랑새가 날으는 곳입니다.
새들이 날아 넘는 무지개인데
그렇다면 제가 왜 못가겠어요?

행복한 파랑새들이
날아 넘는 무지개인데
왜요, 왜 제가 못 가겠어요?


Somewhere, over the rainbow
Way up high
There's a land that I heard of
Once in a lullabye

Somewhere, over the rainbow
Skies are blue
And the dreams that you dare to dream
Really do come true

Some day I'll wish upon a star
And wake up where the clouds are far behind me
Where troubles melt like lemon drops
Away above the chimney tops
That's where you'll find me

Somewhere, over the rainbow
Bluebirds fly
Birds fly over the rainbow
Why then, oh, why can't I fly

If happy little bluebirds fly
Beyond the rainbow
Why, oh, why can't I?


홍선생님께,
6-25 전쟁후 대공황 시기에 자유롭고 개척적인 교육을 받은 극 소수가 
이제 환갑을 바라보면서 이곳에 모였습니다. 30여년 세계 방방곡곡에 
흩어져 제 나름대로의 삶을 이끌어가기에 옛 생각을 할 여지도 없었지만 
경호나 저의 마음이 이곳을 결코 떠나지 못한 것은 사랑과 믿음과 정성
속에서 자라난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신입생 환영 구기대회로 시작해 학생회선거, 부활절예베, 달걀모음, 
헌금전달, 봄/가을 소풍, 미술전시회, 음악회, 합창대회, 수학여행, UN 모이 
올림픽, 추수감사전예베, 성탄절파티. . . 이어지는 행사로 매해를 보낸 저희가 
남녀사이에 말 몇마디 없이 무척 서먹서먹한 편이었습니다만, 서로를 존중하고 
아껴줄 수 있는 사회생활의 초보를 배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잊을 수 없는 학창시절에 아시다시피 경호는 저희 모두의 핵심이었고 그 
우아한 핵심옆에 제일 자주 들락날락하던 남학생이 저 였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었기에 경호가 집에서 자주 이곳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는, 또 경호가 저를 
가깝게 생각하였다는 말씀에 오늘 저를 흐뭇하게 합니다.
제가 철없이 본교진학을 하지않은 1969년 후, 무심한 24년 이국생활의 1994년 
서울을 찾았을 때 그래도 옛 친구라고 반겨준 경호의 모습은 아직도 안타까운 제 
마음에 영원히 새겨져 있습니다. 저의 한글이 그 당시에는 너무 녹슬고 부족해서 
고맙다는 표현도 제대로 못했지요.
이곳 말로 생명은 여린 것이라 합니다, 우리 모두의 여린 삶에 이어진 인연이 그래 
더 소중한지 모릅니다. 홍선생님 그리고 아드님 소식을 계속 들으리라 기대하며, 
철없는 장난이 오가는 이곳이지만 서슴치 않으시고 대화에 참가하시기 바랍니다

2007, 4, 27